고작 타율 0.235로 57년만의 새 역사라니…이 또한 오타니의 위엄

슬럼프 속에서도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낸다. 꿈의 50홈런-50도루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‘슈퍼스타’ 오타니 쇼헤이(30·LA 다저스)가 8월 극심한 타격 부진 속에서도 57년 만에 메이저리그 새 역사를 썼다.

오타니는 지난 8월 31일(이하 현지시간)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서 ‘KBO리그 역수출 신화’ 메릴 켈리를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렸다. 시즌 44홈런-43도루를 기록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50홈런-50도루까지 홈런 6개, 도루 7개를 남겨놓게 됐다.

사실 8월의 오타니는 이번 시즌 최저 월간 타율(0.235)을 기록할 정도로 타격감이 썩 좋다고 볼 수는 없었다. 유일하게 한 자릿수 볼넷(7개)을 기록한 달이었으며, 볼넷보다 4배 가까이 많은 삼진(26개)을 당하는 등 선구안과 컨택이 모두 흔들렸다.

하지만 홈런 생산 능력과 발에는 슬럼프가 없었다. 걸리면 담장을 넘겼고, 나가면 베이스를 훔쳤다. 6월에 이어서 또 한 번 월간 12홈런을 몰아쳤으며 도루는 한 달 동안 무려 15개나 기록했다. 8월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들 가운데 뉴욕 양키스의 거포 애런 저지와 홈런 공동 1위, 도루는 단독 1위 기록이다.

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오타니는 또 하나의 새 기록을 썼다.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.com의 통계 전문가 사라 랭스에 따르면 한 명의 타자가 홈런과 도루, 2개 부문에서 모두 월간 1위를 휩쓴 것은 1967년 4월 루 브록 이후 무려 57년 만의 일이다. 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이었던 브록은 6홈런-7도루를 기록하며 홈런과 도루 모두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.

또한 오타니가 달성한 월간 홈런-도루 메이저리그 전체 1위 기록은 지미 폭스(1940년 4월), 윌리 메이스(1955년 7월·9월, 1956년 9월), 그리고 브록까지 단 3명이 보유하고 있던 기록으로 오타니가 4명째(6번째) 주인공이 됐다.

한편, 오타니는 9월 첫 경기인 1일(한국시간 2일) 애리조나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. 다저스가 137경기를 치른 가운데 오타니는 약 52홈런- 51도루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.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꿈의 기록을 조금씩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.